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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아포칼립스, 매장이 고객을 찾아가는 시대

여러분, 혹시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쇼핑의 주된 장소가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 매장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이 몰락하는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특히 코로나 기간 중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오프라인 점포 중에는 문을 닫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들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다양하게 변신하고 있는데요. 저는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 중에서도 이동하는 매장에 초점을 맞추어서 살펴볼까 합니다. 이동하는 트럭에 물건을 싣고 손님을 찾아가기도 하고, 고객과 판매 직원이 온라인에서 만나 접객을 하는 서비스 등 최근 일본에서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츠이 부동산은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이동하는 트럭을 매장으로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는데요. 식품을 비롯해서 잡화, 화장품, 지역 특산물과 같은 제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구두, 수선, 마사지 같은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이동형 매장의 장점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간대에 따라 장소를 이동하면서 효율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파스타 전문점이라면 평일 낮에는 사무실 근처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저녁 시간에는 아파트 단지로 이동해서 영업을 하는 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최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분야의 매장을 배치하는 것도 가능한데요. 동일한 아침 시간이라도 주택가에는 베이커리, 구두, 수선 매장을 배치하고, 사무실 근처에는 카페를, 휴일 아침에 주택가에는 세탁소 및 네일숍 등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츠이 부동산이 이동형 매장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물론 코로나로 인해 감소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서 매장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감으로써, 세입자들이 새로운 고객층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도 무척 큰데요. 이동형 정보에 들린 소비자들에게 실시를 하게 하거나, 제품 샘플을 제공해서 그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체험해보는 기회도 얻게 됩니다. 이동형 매장에서는 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인지한 후에 나중에 해당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요. 미치 부동산이 이동형 매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생활권에 새로운 매장이 들어오면, 생각지도 못한 상품과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마음에 들면 브랜드의 매장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즉, 이동형 매장을 허브로 삼아서 실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쇼핑 체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동형 매장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듯이, 이동형 매장 자체가 홍보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라이브 커머스가 하나의 유통 장르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일본에서는 라이브 커머스에 더해서 온라인 접객이라는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판매원을 만나서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1대 1로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쇼핑을 하는 것인데요.

라이브 커머스가 1대 다수로 진행되는 반면에,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고객 한 사람만을 위한 라이브 커머스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 거의 전멸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고객이 급감한 일본의 백화점과 패션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온라인 화상회의 툴을 이용해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시작한 온라인 접객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자, 다수의 백화점과 브랜드들이 온라인 접객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툴도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온라인 접객은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인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온라인 매장의 장점인 편리함을 결합해서, 일본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새로운 유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요.

일본 백화점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온라인 정책을 시행하는 곳은 미츠코시 이세탄 백화점입니다. 미츠코시 이세탄 백화점은 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담당하는 주요 매장의 신주쿠 점포에서 모든 제품을 온라인으로 접하기 시작했는데요.

의류, 시계, 보석, 와인 등 총 14개 카테고리에 200여 개 브랜드, 무려 100만 품목의 상품을 판매 점원과 온라인으로 상담하면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사전에 점원과 메신저를 통해서 쇼핑의 목적, 취향, 예산 등을 알려주고 상담을 예약하는데요.

그러면 미츠코시 이세탄 백화점에서 오랜 기간 판매를 담당해온 전문 직원들은 어떠한 질문이 오더라도 기대 이상의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3시간 이상 공들여서 고객 응대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미츠코시 이세탄 백화점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온라인 접객을 받은 고객 대부분이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고객당 평균 매출은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구입하는 경우보다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온라인 접객 서비스을 신청한 고객과 1시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버이날 기념 선물로 어머니의 스카프를 구입하고자 했던 고객은 판매 직원의 추천으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와인까지 구입하게 되는 식인 것입니다. 미츠코시 이세탄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자사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바로 판매원의 접객 능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판매원은 단지 상품을 전달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듣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역할을 합니다. 온라인 공간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활약하는 판매원을 영입해서 온라인 채널의 단점을 보완하고, 오프라인에서와 동일한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팬데믹이 닥치는 등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확산과 코로나의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는 한편, 재택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먼 곳으로 이주하거나 두 개의 거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유통업 또한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요.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거나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적절히 섞는 등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이 지금 탄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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